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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edition No. 7

제0장   

뜻밖의 모든 것

만질 수 있어도 들을 수 없는

들을 수 있어도 만질 수 없는 오디오극

이 둘이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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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에디션 No. 7 "제0장: 뜻밖의 모든 것" 표지, 대표 이미지, 김태용 소설, 라삐율 옮김

번역본이란 것은 당연히 원본에 기대어 비롯되었고, 원본 이후에 나온 사후적 2차 생산물이지만, 만일 그 둘이 각자의 지시 방식 안에서 독립적으로, 그리고 동시에 공존한다면, 대면한다면, 과연 무엇이 가능해질까?

이 실험은 출발어와 도착어가 서로 대체 불가능함을 전제한다.

 

원작과 번역에 대해

제0장: 뜻밖의 모든 것은 2010년 김태용 작가가 발표한 장편소설 <숨김없이 남김없이>를 구성하는 제-1장, 제0장, 제1장, 끝장 중 한 편이다. 10년이 지나 작가는 이 소설을 수정하며, 이 장들을 여전히 하나로 묶일 수도, 따로 독립적으로 분리될 수도 있는 것으로 규정한다. 이 소설에서 제0장은 작가가 자신의 글쓰기 행위를 서사(허구)와 뒤섞어 상호작용하게 만듦으로써 언어와 현실을 존재론적으로 다루는 것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 보이는 장이다.

하나의 문학적 실험이자 자기실험

(성별을 알 수 없는) ‘나’라는 화자가 끊임없이 자신의 문장과 단어들을 갱신한다. 그로 인해 문장은 말도 못하게 길게 연장되거나 파편처럼 조각나기도 하고, 연리목처럼 얽혀 자라다 못해 괴물처럼 증식하기도 한다. 화자는 이미 머릿속에 완성된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생각이나 생각의 오류, 착각, 의심, 의문, 억측, 비논리적 상상과 비약 등, 모든 생각의 과정을 그대로 서사의 전략으로 취한다. 이 이야기 속 문장들은 어떤 결말을 향해 전진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용돌이치거나 감기는 것, 나사처럼 풀어졌다 조여지는 것, 파고들거나 쏟아져 나오는 것, 삼키거나 다시 게워낼 수 있는 것, 화석화되거나 다시 캐낼 수 있는 것, 점점 증식하거나 잘게 바스러지기도 하고,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는, 뭐 그런 어떤 것이 된다. (적어도 그런 것을 추구하는 것이 된다.) 그렇게 진행되는 생각의 과정은 글쓰기를 위한 준비 과정이자 곧 글쓰기 과정이고, 더 나아가 이야기 바깥을 향하는 이야기 자체가 되며, 하나의 허구(Fiktion)이자 허구의 발생에 대한 기록(Dokumentation)이 된다.

이 허구 속에 “뭐”라고 불리지만 또한 뭐라 불려도 상관없는 두 인물, “인간”이라는 필멸의 존재들이 거대한 돌무더기 섬에 무덕무덕 돌을 쌓고 또 쌓는다. 이는 분명 어떤 문학적 비유겠으나, 이 허구 속엔 그런 무수한 돌처럼, 돌쪼가리처럼, 모래처럼, 질리도록 많은 비유가 무덕무덕 쌓여 하나의 문학적 섬을 형성한다. 결국 파도의 언어와 언어의 파도의 경계는 허물어진다. 이 비유의 섬은 그냥 어떤 비유가 아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될 대로 된 하나의 현실이 된다: 문장. 뜻밖의 모든 것.

‘책’ㅡ만질 수 있어도 들을 수 없는

이 책의 ‘화자’는 ‘문자’라고 해도 옳을 것이다. 책의 [타이포]그래픽적 구성은 역자이자 디자이너인 라삐율과 작가 김태용의 긴밀한 이해와 협의를 통해 구축된 것으로, 한/독 두 언어를 대치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충돌과 문제점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해결해 나감으로써 두 언어의 상호보완 관계를 드러낸 과정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한 편의 소설에서 또 다른 서사로서의 ‘책’이 – 파생되었다.

112 x 180 mm / 272쪽 / 20,000원
ISBN 979-11-952447-4-4   입고/구매 문의

"제0장: 뜻밖의 모든 것", 내지 예시 p. 8-9

io-edition No. 7 제0장: 뜻밖의 모든 것, 김태용, 소설, 오디오극, 내지 p. 12-13 내지 p. 136-137

"제0장: 뜻밖의 모든 것", 내지 예시 p. 190-191

내지 p. 226-227

"제0장: 뜻밖의 모든 것" 표지와 내지 펼친 모습

‘오디오극’ㅡ들을 수 있어도 만질 수 없는

모국어외국어의 개념은 강의 이편과 저편처럼 상대적이다. 나의 모국어는 누군가에겐 외국어이고, 나의 외국어는 누군가의 모국어다. 그것을 전제로 감각을 재배치하려 했다. 출발어(한국어)는 저자가 직접 낭독하고, 도착어(독일어)는 베를린에서 배우와 성우로 활동하는 Kotti Yun이 낭독했다.
다양한 층위들이 생겨났다: 모국어와 외국어 사이에서 / 문학적 경험의 두 가지 장치인 ‘의미(정보)’와 ‘소리’ 사이에서 / 그리고 일상에서 수집한 필드레코딩 사운드와 인간의 음성 사이에서. 그 층위들은 독립적이면서도 하나의 일체를 이루며, 서로를 상호보완하고, 더더욱 복합적인 무언가가 된다.

총 45트랙 / 2시간59분3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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